문학존경/소설읽는 그대를 사랑해

김대응 시인이 추천하는 소설 심봉순의 장편소설 "탄". 작업복의 검은 물이 줄줄 흐르는 것은 태백의 아버지들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그 눈물을 어떻게 희게 닦아줄 수 있을까

KF-22 2022. 8. 1. 17:53

탄,

탄은 탄광이다.

석탄을 캐러 들어가는 굴이다.

가족을 위하여 마음으로는 두려움이 항상 있지만

가족을 위한다는 그 운명으로 검은 굴로 들어가야 했다.

다시 나오면 살아있는 것이고

살아 있어도 검은 탄의 가루는 육신으로 물감이 물들듯이 물이 들었다.

죽어도 빠지지 않는 검은 물.

그 물은 죽음으로 가는 고통의 색깔이었다.

죽음과 어둠과 같은 탄광 광부의 길은 직업이자 운명이었다.

그 운명을 누가 위로할 수 있을까.

가족 중 누구라도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 위하여 살신하며

검은 굴을 드나드는 개미와 같았다.

그래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간 이들의 발자취.

우리곁에 절절하게 이야기로 남아 감동을 주고 있다.

탄이여!

석탄이여!

광부의 길이여!

검은 굴, 검은 가루, 검은 물 줄줄 흐르는 작업복.

누가 이 검은 물을 씻어 줄 수 있을까.

그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을까.

태백의 눈물 이야기.

함께 공감하는 이들이 있기에 위로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