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한민국 비하하는 역사를 정부가
만들다니
교육인적자원부가
근현대사 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전국 고교에 배포한 '근현대사 교수.학습자료'가 이념적 편향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교과서가 좌편향적
역사관에 바탕을 두고 기술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은 게 불과 얼마 전이다. 이번에는 교육부가 의뢰해 국사편찬위원회의 국정도서편찬위원회가 제작한
학습자료가 근현대사를 왜곡한 것이다. 우리의 역사를 폄하하는 내용의 학습자료가 교육부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데 대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중.고교 교과서의 문제점을 비판.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교과서포럼은 학습자료의 저자들이 대한민국 건국의 문명사적 의의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20세기의 근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건국임에도 불구하고 학습자료는 이를 광복 직후 미군정과 일부 정치세력에 의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정도로 사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근현대사의 핵심이 돼야 할 건국 과정을 고작 역사의 일개 편린으로밖에 취급하지 않는 것은 올바른 역사 기술이 아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된 역사적인 사건인 만큼 보다 비중 있게 상세하게 취급해 학생들이 건국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 또 대한민국과 북한의 역사가 동일한 비중으로 나열돼 있고 한국민을 극우 반공 독재에 순응한 집단으로 묘사하고 있다. 광복 이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한 한국민을 폄훼하는 비뚤어진 사관이 고스란히 담긴 역사 쓰기라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고교 근현대사 교과서가 민족.민중을 강조하는 것도 큰 문제다. 최문형 한양대 명예교수는 교과서들이 민족.민중이라는 거룩한 대의명분으로 포장된 편향된 이념을 앞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결과 역사의 전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학생들이 마땅히 알아둬야 할 사실을 외면하거나 소홀히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1850년부터 1910년까지 나라를 빼앗겼던 시기에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었던 청일.러일전쟁은 한두 줄에 그치고 동학운동은 장황하게 다루는 식이다. 결국 학생들은 당시의 정확한 국제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폐쇄적인 역사의식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역사교과서는 모름지기 학생들에게 역사적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려줘 올곧은 역사인식을 함양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감상적 민족주의가 범람하고 친북.주사파적 속성을 가진 수정주의 시각으로 제작된 교과서가 있는 한 자라나는 세대들은 역사에 관한 한 절름발이 신세를 벗어나기 힘들다. 남한의 역사를 장기집권, 독재정치, 부정부패, 강압적 통치 등 일관되게 부정적으로 묘사한 반면 북한은 사회주의 경제 건설, 주체사상의 확립 등 긍정적으로 표현한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할 리 없다. 민족민중운동사 혹은 반대한민국적 반체제운동사에 가까운 역사책으로부터 학생들을 해방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역사교과서 집필을 역사학자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사회과학자, 자연과학자, 예체능인 등 분야별 전문가를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역사교과서가 개인이나 집단의 편향된 역사관을 주입하는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 |
조인스닷컴 2005.12.16 01:48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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