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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몬교 일부다처 미 법정에

KF-22 2006. 5. 29. 14:54
미국 내 모르몬교(후기성도교회) 근본주의(FLDS) 신도들의 '일탈'에 경찰이 수사의 칼날을 들이댔다.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모하비 카운티 수사팀은 25일 콜로라도시티의 모르몬교도들의 일부다처제 집단거주지를 급습, 4가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여러 상자 분량의 증거물을 압수했으며, 8명의 남성을 법정에 세울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LA 타임스는 최근 르포 기사를 통해 이들의 일부다처제와 미성년 성폭행 사례를 보도했다. CNN도 이 지역의 일부다처제 주민 10명을 취재해 10일 특집방송으로 내보냈다. 이 공동체에는 17명의 아내와 75명의 자녀를 둔 남성도 있었다. CNN 제작진이 만난 부인들은 "행복하다"고 입을 모으며 일부다처 합법화를 주장했다. 이들은 일부다처의 장점으로 공동 육아와 가사 분담을 꼽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성년자 강제 결혼과 근친상간 등의 범죄가 심각하다. LA 타임스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남자 형제들에 의해 성폭행당하며 살다 새 삶을 찾아 마을을 떠난 여성을 소개했다. 또 교회 지도자로부터 어릴 때부터 오랜 기간 성착취를 당해온 소년도 있었다.

미 연방경찰국(FBI)이 지목한 10대 수배자 중 한 사람인 워런 제프스(50)가 이끄는 모르몬 근본주의자 신도는 약 1만 명. 이들은 콜로라도시티와 인근 유타주의 힐데일에 주로 살고 있다. 이 밖에 사우스다코타.아이다호.콜로라도.네바다주와 멕시코.캐나다에도 신도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곳에서 남성들은 최소한 3명의 아내를 거느리지 않으면 지고(至高)의 천국에 이를 수 없다고 배운다. 또 12~13세의 소녀를 포함한 미성년 여성은 대개 나이 많은 남자와 강제로 결혼하고 있다. FLDS의 지도자인 제프스는 부인이 72명에 이른다는 소문이다. 수사 당국은 "8명에 대한 법적인 심판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 모르몬교=1830년 미국 뉴욕주 맨체스터에서 조셉 스미스가 창건한 교회로 스미스가 하느님의 계시에 따라 만들었다는 모르몬경(經) 등을 기본 경전으로 삼는다. 한국에서는 '말일성도교회'라 불렀으나 2005년부터 '후기성도교회'라 부른다. 1843년 스미스는 계시에 따라 일부다처제를 인정했다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후 대법원이 일부다처제를 법으로 금지했으며, 교회도 1895년부터 이를 금지했다. 그러나 일부 근본주의자는 기존 교리를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