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존경/시를 사랑하는 그대와 함께

시사랑 좋은시 "들판에서" 김대응시집_「너에게로 가는 마음의 기차」 중에서_문학공원

KF-22 2022. 8. 22. 14:29



들판에서



시/ 김대응


추웠다 추웠다 너무 추웠다. 
덮을 것 가릴 것이 없었다.
벌거벗은 내 모습에 오직
필요한 것은 한 벌의 옷 뿐.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두려운 일.
보호자를 주소서.
보호자를 주소서.
힘쓰고 애써도 먹을 양식은 너무 조금
땅이 화를 내고
하늘이 변덕을 부리고
기운은 진(盡)하여 금방 빠지고
갈증으로 들판에서 하늘을 본다.
시작도 끝도 없이 광풍이 불어오고
열매맺지 못하는 식물들만 
들판에 무성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낮도 밤도 짐승도 사람도
무서운 외로움으로 벽을 쌓고 있다.
추워 너무 추워 너무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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